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2022_02호] 달토끼가 전하는 쉼터 소식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2-02-14 14:03:20 조회수 412

2022_02호

보름달에 소원을 빌어본 경험, 모두들 한 번쯤은 있으실거라 생각합니다. 가끔 등산로에서 작은 돌탑들을 발견하곤 합니다. 유명한 사찰의 소원지 묶는 나무는 계절을 모르고 풍성히 소원지가 열려있기도 하고요. 매주 교회, 성당 등 종교 시설에도 많은 사람들이 손모아 기도를 합니다. 참으로 많은 염원들이 있구나 감탄하며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모습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로또 1등, 코인대박 보다도 '가족'이 더 많이 눈에 띕니다. 이번 정월대보름에는 양주쉼터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도 함께 빌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가족의 일원으로 아이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분들이 많이 나타나주시는 한 해가 되길 빌어봅니다.

# 몸이 아픈 아이들

케어장이 있는 양주 쉼터 방 한 켠에서 아주 여리고 작지만 뚜렷한 숨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만큼이나 작은 아이, 재롱이에요. 적지 않은 나이에 노환을 앓고 있답니다. 어쩌면 재롱이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가족을 만나 생의 마지막을 함께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겠지요. 혹자는 이렇게 생을 연명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말입니다. 재롱이는 살아서 여기에 있습니다. 내 삶의 끝을 타인이 함부로 결정할 수 없듯 아무리 나약하고 희미하더라도 재롱이의 삶과 목숨 또한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포기할 수 없습니다.

양주 쉼터에는 참으로 많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모인 아이들이 모여 한 해, 두 해 살다보니 어느덧 나이로 인한 노환을 앓게 된 아이들이 있습니다. 재롱이도 그 중 하나이고요. 노환, 다양한 질병 또는 학대 후유증까지. 사연 만큼이나 다양한 이유로 치료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 재롱이와 쉼터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주세요.

호두가 외이도 수술을 하였습니다.

호두가 외이도 수술을 받았습니다. 조금은 소심한 아이지만 대견하게도 잘 견뎌주었어요. 지금은 쉼터에서 회복 중이에요.

호두는 양주시 어느 할아버지의 사랑 속에 살던 아이었습니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기력과 기억이 쇠하여 입원하시게 되면서 호두는 사랑하는 이와 이별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할아버지의 변화를 호두는 알았을까요. 어쩌면 가장 가까이 있었기에 느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호두의 몸도 마음도. 더이상 아픔이 없길 소망해봅니다.

치료비 후원하기

# 마음이 아픈 아이들

양주 쉼터에는 사람만 보면 반가움을 표현하기 바쁜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불편해 하는 아이, 나아가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화도 그런 아이에요. 인기척이 느껴지면 견사를 빙-빙 돌기만 하는 아이. 화도는 강화도에서 이른바 "식용"으로 길러진 아이였습니다. 바로 옆에서 함께 하던 친구가 목이 매달려 도살 당하고 불에 그을려지는 그 끔찍한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화도. 그것도 '다음은 나'일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말이죠. 사람을 두려워하는게 너무나 당연하지요. 2018년 8월, 화도는 간신히 구조되어 양주 쉼터로 오게 되었습니다. 잠시 동안 "맑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어요. 흐린 뒤의 맑음, 앞에 놓인 나날이 맑고 밝고 따뜻하기만을 바라는 마음이 담긴 이름이었죠. 이름까지 바뀔만큼 4년이라는 긴 시간이 다 되어가지만 화도의 마음의 상처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대체 누가 동물은 영혼이 없다, 감정이 없다 했나요. 이렇게 두려움을 느끼고 괴로워하는데.. 하루라도 빨리 화도가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길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 속에서 사람과 신뢰도 쌓고 친구들과도 맘편히 뛰어놀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