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허물어져가는 폐가의 한 귀퉁이를 들여다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생명체가 살 것이라고는 상상도 되지 않는 곳에서 아기 고양이들이 낮잠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쓰레기 더미와 다를바 없는, 한 시라도 빨리 벗어나고픈 곳이지만 이 녀석들에게는 무더위와 사람의 눈총을 피해 몸을 누이고 눈을 붙일 수 있는 안식처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곳에 있지? 라고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뒤 담벼락에서 어미로 보이는 길고양이 한 마리가 감시 카메라마냥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고양이 학대 제보를 받고 확인차 갔던 곳입니다. "삶"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조차 어려운 곳, 말도 안되는 공간에 밀어넣은 그 작은 몸들이 무엇이 그렇게 밉고 싫었던 걸까요. 멀지 않은 곳에서 잘려진 고양이 꼬리가 발견되었습니다. 해코지 당할 수도 있지만 이곳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영역동물이라는 본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석들에게 밥 한 그릇을 내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동물학대는 거의 모든 폭력과 결을 같이 합니다. 만족하지 못한 삶에서 느끼는 분노, 불안을 나보다 약한 개체에 쏟아내는 화풀이, 폭력'. 그런 행위에서야 겨우 만족감을 느끼는 저열한 인성과 인생. 그들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었는지 알게 하기 위해선 엄중한 처벌과 사회의 비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세요. 목소리를 내어주세요. 살아보겠다고 쓰레기 더미를 비집고 들어가는 이 아이들도 이 사회의 구성원이자 이웃입니다.
한 동물을 사랑하기 전까지 우리 영혼의 일부는 잠든 채로 있다. -Anatole Fra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