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되지 않는 삶, 그리고 죽음
'슈뢰딩거의 고양이'로 알려진 너무나 유명한 사고 실험이 있습니다. 고양이와 함께 독가스를 방출할 수 있는 기계 장치를 한 상자에 넣어둡니다. 이 상자를 열어 확인하기 전까지 고양이는 살아있는 상태와 죽어있는 상태, 즉 두 가지 상태가 공존한다는 것으로 양자역학의 불완전함을 증명하기 위해 고안한 실험입니다."죽었으면서 동시에 살아있는 상태의 고양이"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양자역학이 불완전하며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한 건데요. 원자의 불완전함, 불확정성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 실험은 단순히 양자역학에만 한정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관찰되어야만, 확인되어야만 우리는 인식하고 인정합니다. 많은 동물들의 삶이 그렇습니다.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어떤 형태, 상태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축산동물은 물론 도심 어딘가에서 살아가는 길아이들, 그리고 번식장과 개농장 등. 관찰되지 않는 삶과 죽음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관찰이 되었을 때는 이미 비극인 경우가 태반이고요.
문제는 관찰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있습니다. 어쩌면 '불편한 진실'이니까요.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H사의 가방이 탄생하기까지 수많은 악어들이 통제 속에 살다 고통 속에 죽는다는 사실, 일로 찌든 일주일을 끝내고 친구와 함께 한 술자리 삼겹살, 치킨이 제 수명의 반의 반도 살지 못했다는 것, 너무나 소중한 나의 반려견 또는 반려묘가 아이 낳는 기계로 전락해버린 어느 아이의 눈물이라는 것. 알고 싶지 않은, 확인하고 들여다보고 싶지 않는 것들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관찰하고 확인함을 통해 그 존재와 상태, 상황을 인식해야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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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완전한 개식용 종식!
정부 규탄 국민 대집회 개최
31개 시민사회단체가 ‘개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국민행동’ 이름으로 연대하여 조속한 개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2022 정부규탄 국민 대집회’가 16일 용산역 광장에서 개최, 대통령 집무실 앞까지 행진하였습니다.시민들이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개 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도 마쳤습니다. 길고도 질긴 잔혹한 개식용 문화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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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이 견사 임시 보수 했어요
폭우로 무너졌던 인동이 견사.
지난 토요일, 애니멀메이트 학생들과 매주 방문해서 힘써주시는 군인청년, 관리자님이 깨끗하게 보수해주셨습니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땀이 주르르 흐르는 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도 모두 열일해주셨습니다. 켜켜히 쌓이고 묵은 오래된 흙을 거둬내고, 견사 내 하우스도 깨끗하게 닦아주셨어요.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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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뿐만 아니라 몸도 많이 아픈 아이들
양주 쉼터에는 ‘나이가 많다, 병이 들었다’ 또는 그저 사람의 사정으로 유기된 아이들과 방치 및 학대를 경험한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평탄치 못하고 험난했던 삶은 몸에 질환이라는 형태로 남아 여전히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관절질환과 같은 노환을 포함해 신부전, 뇌종양, 췌장암, 만성질환이 아이들 숫자만큼 다양합니다. 정기적인 검진과 약물치료, 처방식 급여는 물론 증상개선과 건강 악화를 막아줄 영양제가 많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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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마리의 삶의 무게
쉼터에는 유기, 방치, 학대를 경험한 동물 아이들 150여 마리가 생활하고 있습니다. 노환 및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도 많이 있으며 학대 트라우마로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견사의 배변을 치우고 깔아주었던 이불을 빨고, 널고, 개는 것뿐만 아니라 각각의 아이들에게 약을 급여하고 처방식을 챙겨 먹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노동입니다. 아이들의 수가 많은 만큼 사건 사고도 많고 앓고 있는 질환이 급변하여 종종 병원으로 급히 이송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손이 부족한 곳에서 동물 아이의 병원 이송은 남은 인력에게 부담이 되기도 하며, 종종 근무자가 한 명인 날인 경우에는 밤 늦게까지 병원에 함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력부족과 재정난으로 많은 업무량과 높은 노동강도, 잦은 초과근무가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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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개는 가장 나은 처지인 반려동물이자 최악의 처지일 수 밖에 없는 식용동물이다. 동종의 동물을 가족이자 음식으로 바라보는 상반된 관점이 대립하는 우리 사회에서 이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우리가 어디까지 연민을 확장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이 이야기가 가장 가까운 동물과 가장 먼 동물 사이의 가교가 되길 바랐다.
- 하재영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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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방문했던 시골에서 겪은 일입니다. 아버지는 회사 일로 휴가가 짧아 엄마와 저, 언니 셋이 2~3일정도 먼저 시골에 갔었습니다. 섬에 있던 할머니 댁에는 왠 낯선 개가 있었습니다. 넓은 마당의 한 켠에서 목줄이 허락한 공간까지만을 누리며 살고 있던 아이였습니다. 이름도 그냥 누렁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갈색 털보다 검은 털이 더 많았는데도 말이죠. 눈만 마주쳐도 꼬리를 치고 앞발을 흔들며 어서 오라는 듯한 몸짓을 하기에 어린 나이였지만 전혀 무섭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순한 아이였기에 엄마와 할머니, 동네 어른들 몰래 목줄을 풀어 손에 쥐고 산책도 나가기도 하였습니다.
그 아이가 '식용'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아버지가 도착하기 전날 밤이었습니다. 사위를 위해 할머니가 준비한 '보양식'이라고. 저와 언니는 그 밤중에 퇴근을 마치고 시골 내려갈 준비를 하고 계셨을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절대 오지말라고 울며 불며 악을 썼습니다. 그럼에도 다음날 동네 아저씨들 몇 분이 그 아이를 '잡았습니다'. 그 아이를 잡기 위해 가지고 오던 각목과 토치. 털을 그을리는 과정에서 기절했던 아이가 깨어나 지르던 비명을 선명히 기억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허망하고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정작 아버지는 개를 먹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시골에 도착한 아버지는 품에 하얀 개를 안고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인 말티즈 아이였습니다. 두 아이는 무엇이 달랐을까요.
그 뒤로는 시골에 갈 일이 있어도 가지 않았습니다. 가족과 바닷가에서 즐거웠던 추억도 있지만 머리 속 한 켠, 한창 뛰어놓고 풀숲에 앉아 긴 혀를 내밀고 헥헥 거리며 즐거워했던 그 아이의 얼굴이 사진처럼 남아있어서 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잊을 만도 하지만, 더욱 잊혀지지 않고 곱씹게 하는 것은 그 시골이, 그 섬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개를 보호하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개식용을 비판하고, 종식을 말하면 다른 축산동물들 이야기를 꺼내며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 동물들도 존중받아야 할 생명권이 있습니다. 결코 개의 목숨이 소, 돼지, 닭보다 중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동물, 동물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이중적이고 또는 위선적인 태도와 자세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으며, 그 사고와 고찰 끝에는 개식용 종식의 필요성에 대한 납득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개식용 뿐만 아니라 개 번식장과 경매장, 개농장과 개도살장 그리고 죄 없는 무기수들의 감옥인 보호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보이지 않았고 보지 않았던 그들의 삶과 죽음에 귀 기울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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