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방에 애정을 갖고 지켜보신 분, 쉼터의 더 나은 환경을 위해 노력하신 분,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사랑을 전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여러분들로 인해 동학방이 현재까지 이어올 수 있었고 여러분들로 인해 앞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쉼터, 최고의 동학방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좀더 많은 발전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공간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강아지들을 케어할 사람이 없어요. 도와주세요"
시츄와 치와와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믹스 3마리, 총 5마리 가족을 구조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구조 요청자는 이 아이들의 보호자이자 발달 장애 아들 둘을 둔 어머니셨습니다.
상황상 더이상 강아지 아이들을 케어할 수가 없어 도움을 요청하신 것이었습니다.
성인이 된 발달 장애 아들 둘과 홀어머니.
환경적으로 반려견을 키우기 쉽지 않을텐데 5마리씩이나 있다는 말에
처음에는 강아지들의 상태 걱정과 함께 '구조해도 또 반복되는거 아닐까?'하는 걱정도 앞섰습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린 조금은 늦은 시간. 아이들을 데려오기 위해 방문한 집에서 그 사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성인이 된 발달 장애 아들들. 그 중 한 명은 우울증도 있는 상황.
구조 요청자이자 보호자인 분의 남편은 아이들 정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2021년도의 어느 날, 상의도 없이 강아지 두 마리를 덜컥 데리고 오셨다고 합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셨겠지요. 키우던 중 중성화 시기를 놓쳐 2023년도에 3마리를 출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5마리 모두 중성화 수술을 하였고 예방접종 등 열심히 관리를 해오셨어요.
그러다 갑자기 남편분이 돌아가셨고, 보호자님 홀로 남은 발달 장애를 가진 아들 둘과 강아지 5마리를 케어하며 생계까지 꾸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두 아들들이 종종 폭력적인 싸움을 할 때면 보호자님 홀로 컨트롤하기에 벅차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만 할 정도가 되곤 하였고,
그 때마다 강아지들은 침대 밑으로 숨어들어가 벌벌 떨어야만 했습니다.
간곡한 구조 요청으로 방문한 그 날도 그런 아수라장이 반복된 날이었습니다.
"이곳은 아이들에게 지옥이었을거에요."
한 마리, 한 마리 품에 안고 이름과 나이, 성격들을 설명해주시던 보호자님. 그리고 한 마리, 한 마리 이름을 불러가며 안아 들고 동학방 차에 직접 태워주셨습니다. 마지막 아이를 차에 태우시고는 그대로 주저 앉아 하염없이 아이처럼 엉엉 눈물을 쏟으시던 보호자님.
상담을 하면서 단 한 번도 강아지들 케어가 힘들었다는 말 따위 하지 않으셨어요.
'남편이 마지막으로 남겨준 선물'이자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준 소중한 아이들', '이 아이들이 있어서 내가 살 수 있었어요'이라는 말만 반복하셨습니다.
지옥은 장소가 아니라 상황이라고 하지요.
보호자님은 이 아이들에게 집이 지옥이었을 것이라고 미안해하셨지만 아이들은 생각보다 순하고 사람에 대한 경계가 거의 없었습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믿을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어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보호자님이 계셨기에 그리고 그 믿음에 사랑으로 답해주신 보호자님이 계셨기에
아이들에게는 보호자님이 걱정하신 것만큼 집이 지옥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택도 떼지 않은 새 이동가방. 아이들을 보다 안전하고 보내기 위해 하나 하나 준비해두신 것들과 지금까지 의료기록을 함께 챙겨주셨습니다.
홀로 힘든 시간을 버텨온 보호자님, 그 시간을 견딜 수 있게 해준 유일한 빛이자 온기인 5마리의 아이들.
그 소중한 아이들을, 아이들을 위하여 눈물을 머금고 보내주셨습니다.
강아지 아이들의 구조를 요청하셨지만 사실 누구보다 도움이 필요했던건 구조 요청자이자 보호자님, 자신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여기저기 털이 뭉치고 발톱이 긴 편이지만 잘 먹고 탈 없이 지내온 듯 모두 조금 오동통한 편입니다.
낯선 곳과 낯선 사람들에 처음에는 거리를 두었지만 곧 마음을 열고 다가와 주었습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정서적으로 안정적으로 보여요.
까미, 밍키, 구름이, 초코, 해피
그렇게 다섯 아이가 동학방 양주 쉼터에 입소하였습니다.
아이들의 임보 또는 입양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DM, 댓글, 이메일 kapcaseoul@gmail.com 또는 동학방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주세요.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큰 결단을 내리신 구조 요청자, 보호자님도 부디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