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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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무강하렴~ 우리 만수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2-01-13 02:39:28 조회수 362

 

지난주 양주 쉼터를 방문했을 때 가장 놀랍고 걱정되었던 아이는 바로 만수입니다.

만수는 나이 많은 아이들이 있는 방의 문에 코를 대고 누워 미동도 하지 않았어요.

숨은 쉬고 있는 것인지 살짝 코에 손을 가져다 대니 그제서야 귀찮다는 듯 눈만 껌뻑 감았다 뜨던 만수.

만수는 나이가 많아요.

유기견 아이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구체적인 나이는 알 수 없지만 15살 이상은 되었을 거라고 해요.

몸도 제대로 가누기 힘든 만수.

강아지 캔을 손으로 살짝 으깨 입에 넣어주었지만 낯선 이의 손이라 그런지, 아니면 식욕이 없는지 먹질 못하겠는지.... 잘 먹질 않아 속상했어요.

그나마 물은 많이 마셔주었지요. 그래도 물은 그릇만 받쳐주면 스스로 벌컥벌컥 시원스레 마실 수 있어요!

그것도 모르고 눈치 없는 사무실 초짜가 숟가락으로 한 스푼, 두 스푼 떠주는 물이 감질나고 답답했을텐데도 묵묵히 잘 받아 마셔주었던 착한 만수.

 

 

날은 갈수록 추워지고 있어서 아이들 걱정됩니다.

특히 나이가 많거나 몸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 많습니다.

수술 후 퇴원하여 치료중인 정오와 만수도 그 중 하나이죠.

쉼터 관리자님이 만수 곁에서 만수 입에 끼니를 넣어주고 물을 챙겨주시는게 일상인 양주 쉼터.

쉼터 관리자님의 정성이 감히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활동량이 극히 적고, 휠체어에 기대어 있어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먹는게 시원찮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습식을 준비해보았습니다.

다행히도 잘 받아먹어준 모양입니다.

식욕도 삶의 의지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닌 것 같아 기특합니다.

 

 

한파주의보로 유독 추운 수요일. 만수의 몸이 차가워요.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탓일까요.

오늘은 바닥이 따뜻한 케어장에서 잠을 청하게 된 만수에요.

 

어쩌면 우리 만수에게 남은 지상에서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오래 함께 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남은 만수의 시간이 너무 괴롭지 않기를

사람들의 관심과 정성, 다정 속에서 조금이나마 편안하고 포근한 순간들이었으면 합니다.

 

댓글 (1)

이민숙 2022-01-23 03:33:59

관리자님, 재끼찬에서 영상 보고 글 올립니다.
만수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요.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 아가를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런 소식을 접하니 더욱 가슴이 아프네요.

관리자님 혼자 이 많은 아가들을 케어하시느라 얼마나 힘드실지요.
아주 작지만 관리자님을 위한 영양제를 보냈는데, 수신 성함을 잘못 적은 것 같아요.
그래도 주소는 제대로 적었으니 잘 도착했겠지요.
혹시 여유가 생기시면 문자 한 번만 보내주시겠어요?
재끼찬 통해서 성함은 제대로 알게 됐지만 다음에 택배 보낼 일 있으면 정확하게 기입하려고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