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시판은 쉼터의 가장 슬픈 소식을 전하는 곳입니다.
비록 사랑으로 품어줄 주인을 못 만났지만 쉼터에서 많은 봉사자분의 사랑, 관리자분의 사랑을 갖고 떠나길..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마지막 가는길 까지도 외롭지 않게 편안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호동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동학방 겁쟁이 삼총사 중 대장이자 중심이었던 호동이가 지상에서의 모험을 마치고 10월 17일 고양이별로 돌아갔습니다.
식욕부진으로 바로 지난 주 진행했던 검진에서도 특별한 이상 없었던 호동이
수의사 선생님 추정으로는 15살 이상이라는 호동이의 나이
그저 때가 온 것이라고
남은 시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마음의 준비를 다그치듯
의학적 소견을 받았었지만
마음도 어느것 하나도 채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언제나처럼 갑작스럽게 이별의 순간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곁을 주지 않았던 야속한 녀석
맛있는 것으로 꼬셔야만 잠시 접근을 허용한 도도한 녀석
처음으로 안아본 것이 영혼이 떠난 비어버린 육신이라니
조금 더 치근덕거렸어야했나
싫다고, 저리가라고 경고음을 내고 하악질을 해도 용기를 내어 그 뭉친 털을 빗어주었어야 했나
그랬다면 온기가 있을 때 품에 안아볼 기회를 한 번 정도는 주었으려나
보호가 너에게는 격리라고 느껴진 날은 없었나
배려한다고 했던 시간들이 널 오히려 외롭게 하지는 않았나
호동이가 떠난 자리에는 처음으로 병원의 도움없이 깎아낸 발톱과 처음으로 마음껏 빗어낸 털뭉치 그리고 후회와 미안함만이 남았습니다.
발상태가 좋지 못해 거동이 불편함에도 화장실 문턱을 기어코 넘어 볼일을 보고 모래도 꼭 덮고 나오던 우아한 고양이
네가 고양이별로 가져가는 건
기억이 많을까 추억이 많을까
나이를 이고지어 무거웠던 육신은
이제 지상에 두고
천국보다 더 천국 같은 곳에서
영원한 안식과 행복에 살기를 바랍니다.
호동이의 명복을 빕니다.
호동이의 마지막 순간 곁을 지켜주시고
꽃밭에서 낮잠 한 숨 자는 듯
호동이의 묘생 마지막 페이지를 아름답게 장식해주신 레이 대표님께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