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시판은 쉼터의 가장 슬픈 소식을 전하는 곳입니다.
비록 사랑으로 품어줄 주인을 못 만났지만 쉼터에서 많은 봉사자분의 사랑, 관리자분의 사랑을 갖고 떠나길..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마지막 가는길 까지도 외롭지 않게 편안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화도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두려워 어쩔 줄 모르던 아이, 이제 좀 마음 편이 살아가나 싶었는데 이리도 갑작스레 09월 27일 영면에 들었습니다.
강화도 어느 빌라 옥상에서 식용으로 길러진 개
함께 하던 친구의 죽음을 두눈으로 지켜보면서 '다음 차례는 나'라는 공포 속에 살았던 아이
그리고 그 공포로 스스로를 닫아버린 아이, 화도
구조되어 쉼터로 오고도 4년이나 사람에게 마음 열지 못한 아이
사람이 근처에 있기만 해도 두려움에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았던 아이
화도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훈련소에서 훈련도 받고
동학방 대표님 집 아이가 되어서야 드디어 사람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어요.
인기척만으로도 두려움에 떨던 아이가
어느새 사람의 냄새가 짙게 배인 쇼파에서 편안히 잠을 청하고
사람이 뭘 먹는지, 뭘 하는지 관심을 갖고
손으로 주는 음식을 받아들이고
사람의 귀가를 기다리는
어쩌면 평범한, 그러나 기적같은 나날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허망하게
그래서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었던 비보
더 빨리 공포로부터 해방시켜주지 못했던 것을 후회합니다.
아직 해주지 못한게 많아
홀로 먼 길을 떠나게 하여 그저 너무 미안합니다.
부디 지상에서 받았던 몸과 마음의 상처는 잊고
좋았던 기억만 품고서
천국보다 더 천국 같은 곳에서
영원한 안식과 행복에 살기를 바랍니다.
화도의 명복을 빕니다.